2024. 12. 6. 15:50ㆍAviation/Review
2024년 1월 1일 아시아나항공 101편 탑승기: 도쿄 나리타에서 서울 인천행
항공편 정보
- 탑승일: 2024년 1월 1일
-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 항공편: 101편
- 노선: 도쿄 나리타 (NRT) → 서울 인천 (ICN)
- 비행기: A380 (HL7626)
- 비행시간: 2시간 2분
- 예정 출발 시간 (STD): 13:20, 실제 출발 시간 (ATD): 13:31
- 예정 도착 시간 (STA): 15:55, 실제 도착 시간 (ATA): 15:33
예상보다 높은 탑승률과 이색적인 경험
2024년 1월 1일, 도쿄 나리타에서 서울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에 탑승했다. 비행기 내부에 들어서자 예상보다 높은 탑승률에 놀랐다.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꽉 찬 상태였고, 특히 일본인 승객이 한국인 승객보다 많은 모습이 다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일본인들이 주로 탑승한 만큼, 승무원들이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외국어가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들리는 일이 많지 않았기에, 일본어를 듣는 것이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는 여전히 고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승무원들의 친절함과 세심한 배려는 변함없었고,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헤드셋 품질이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제공한 헤드셋은 중국산 브랜드였는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전혀 없고, 품질도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다른 메이저 항공사들이 BOSE, AKG, SONY와 같은 고급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의 헤드셋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비행 중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 소음 차단 효과가 미비해 조금 아쉬웠다. 이런 점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조금 더 개선된 품질의 헤드셋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비행은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A380 기종을 탑승한 것이었다. 크고 우아한 기체지만, 구석구석에서 약간의 낡은 흔적이 보였다. 예를 들어, 좌석 컨트롤러의 버튼이 닳아 흐릿해졌고, 리모컨도 예전에 비해 오래된 느낌을 주었다. 물론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대형 항공기에서의 기대감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기내 환경은 여전히 쾌적했고, 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비행 중 작은 사치, 진저에일과 안심 스테이크
기내식 시간이 다가오자, 한식과 양식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인천-나리타행에서 한식을 즐겼기에, 이번엔 반대편 비행에서 양식인 안심 스테이크를 선택했다. 간단한 메뉴였지만, 스테이크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선택이라며 주문했다. 그리고 음료는 진저에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정했다. 해외에 체류하거나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을 때는 항상 진저에일을 챙기는 편이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진저에일을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는 음료인 것 같다.
특히 나는 캐나다 드라이나 슈웹스 브랜드의 진저에일을 좋아한다. 다른 진저에일보다 상큼하고, 조금 더 강한 생강 맛이 나서 입맛에 잘 맞는다. 그런 진저에일을 비행기에서 마시면, 그 맛이 해외에서 느꼈던 그리운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브랜드의 진저에일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어서, 기내에서나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음료를 한 모금 마시며, 안심 스테이크를 먹고 있자니 그간의 피로가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이런 작은 사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
따뜻한 서비스가 만들어낸 특별한 여행
비행을 마치고 내릴 때, 승무원 두 분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전했고, 그 한 마디가 서로에게 따뜻한 감정을 전달하는 순간이 되었다. 여행 중의 작은 인사들이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걸 느끼며, 다시 한 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중함을 실감했다.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주고, 마음 속 깊이 남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여타 항공사들에 비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다소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AVOD(개인화된 비디오 시스템) 시스템에 다양한 콘텐츠가 부족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슬라이딩 도어가 장착된 비즈니스석도 아니며, 리모컨이나 좌석 컨트롤러의 반응이 다른 최신 기기들에 비해 다소 느리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만의 따뜻한 ‘소프트웨어’는 그런 단점들을 충분히 상쇄시켜주었다.
항공편 중 승무원들은 내내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외국인 승객에게는 현지 언어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청하지 않아도 작은 세부 사항에 신경 써주는 배려가 있었고, 그 마음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런 섬세한 서비스 덕분에, 비록 일부 하드웨어에서 아쉬움이 있었더라도 불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친절함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앞으로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 항공사의 매력은 단순한 하드웨어를 넘어서,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과 그들의 서비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기술적인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서비스는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더해준다. 이 작은 순간들이 쌓여, 아시아나항공은 나에게 한층 더 특별한 항공사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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