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史] 1988년, 제2민항의 시대를 열다

2024. 12. 16. 16:20Aviation/Wiki

1988.2.17
아시아나항공, 복수민항 시대의 막을 열다

마침내 이 땅에도 복수민항시대가 열렸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본금 50억 원, 운항승무원 58명, 캐빈승무원 104명, 항공정비사 105명으로 이뤄진 물적, 인적 기반을 바탕으로 ‘서울항공’이란 사명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각계로부터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교수는 당시 서울항공 사장에게 직접 편지를 써 "도시 이름을 쓰면 국내 항공사 인상을 준다"며 반대한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는 에어서울, 중국에는 북경항공, 상해항공, 미국에는 하와이안 항공 등을 고려하면 의외의 반발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세계적으로 도시 이름을 회사명으로 정한 항공사는 없는데다 잘못하면 대한항공의 자회사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 서울항공의 약자인 SAL은 케냐항공이 이미 쓰고 있는 점도 기인했다. 그래서 서울항공은 각계의 의견을 취합해 450여 개의 이름 중 전문 업체인 랜도(Landor) 사가 하나를 골라주도록 3억 원에 계약하였다.

Landor는 1941년 Walter Landor에 의해 설립된 브랜드 컨설팅 회사로, 브랜드 산업에서 현재까지 사용되는 연구, 디자인, 컨설팅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본사는 런던에 위치하며, 전 세계 32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Landor는 Coca-Cola, BP, Ford, Procter & Gamble, Tiffany & Co., PepsiCo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을 담당한 바 있다.  

450개 중 후보군으로 국민항공(National Airlines), 신한항공(New Korea), 국제항공(International), 태평양항공(Pacific), 극동항공(Far Eastern), 동양항공(Oriental), 반도항공(Peninsula), 조선항공 등 다양했다. 랜도사는 검토 끝에 독자적으로 '아시아나'항공으로 결정하였다. 그러자 서울항공 측은 이름에 한국을 나타내는 표시가 없어 심벌마크 제작 때 이를 반영하도록 요청,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팔을 들고 환영하는 모습의 마크를 채택했다.

마지막으로 문제된 건 항공사의 약자였다. 현재 세계 항공기구는 IATA와 ICAO로 나뉘어 있는데, IATA는 알파벳 2글자, ICAO는 3글자의 약자를 쓰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의 250여 개 항공사가 다 차지하여 남아있는  약자가 바닥이 난 상태였다. 따라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OZ를 약자로 등록해야 했다. ICAO에도 AAR로 등록하여야 했다. AAL이 당연하나 이미 아메리칸항공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航空(항공)의 새이름「아시아나」, 1988.08.12, 조선일보 


1988.11.15
서울 영업소 개소

아시아나항공의 서울영업소 개설과 함께 유니폼을 발표하며 제2민항의 시작을 알렸다.


1988.12.12
1기 캐빈승무원 직무교육

아시아나항공 1기 캐빈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입 캐빈승무원들은 약 3개월간의 교육을 받은 후 실제 비행에 투입하게 된다.


1988.12.23
서울-부산 취항(김해공항)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보잉사의 B737 항공기를 도입해 12월 23일 서울(김포)~부산, 광주 노선에 취항하며 본격적인 복수민항시대의 시작을 알렸다.